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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우리아이 언어치료 기록

언어치료 첫시간, 아이의 언어발달 현상태와 라포형성

by elin-e 2020. 11. 11.


언어치료 센터를 정했는데 스케줄 조정으로 인해 원했던 선생님은 시간이 나지 않아서 다른 선생님과 아이가 언어치료를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이와 선생님이 처음 만나는 날이자 저와도 처음 만나는 날이어서 주로 상담의 시간을 가졌어요.

비눗방울 부는 아이 - pixabay

 

부모면담과 아이와 1:1 놀이

선생님은 아이와 제가 같이 있는 상황 속에서 여러 가지를 물어보셨어요.  


- 물건 가져오기, 쓰레기 버리기 등과 같은 지시 사항은 잘 따르나요?
- 현재 몇가지의 표현 언어를 쓸 수 있나요?
- 아이가 옹알이를 언제 시작했나요?
- 언어 외의 신체나 다른 발달의 이상은 없었나요?
- 주로 어떻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나요?
- 혼자서 놀때 중얼거리거나 말을 하면서 노나요?

등등

질문을 통해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 부모의 행동 등을 파악하는 것 같았어요.

선생님과의 면담이 끝나고 아이와 선생님과 둘이서 노는 시간을 가졌는데, 선생님은 여러가지 문제 상황을 만들어 아이의 표현을 이끌어내 보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성향 등을 파악하는 시간이었어요.

끝으로 상담이 끝난 후 아이의 현 상태와 문제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면서 앞으로 언어치료의 진행방향과 가정과의 연계, 부모교육 등에 대해서 안내해주셨어요. 

 

아이의 언어발달 현 상태 및 성향

 

- 고집
저희 아이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집이 엄청나게 쎄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울고 떼쓰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면 금세 다른 행동을 하고 스스로 해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걷겠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점이었어요.
언어 표현에 있어서도 본인이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시도를 안 하려고 고집을 부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극복해야 할 첫 번째 과제!!라고 하셨어요.

- 말의 필요성
이 부분은 저의 문제도 있는 부분으로, 아이가 몸짓이나 표정으로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금새 알아듣고 해결을 해주었기 때문에 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먼저 요구하기도 전에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주어 표현의 기회를 주지 않았던 부분이 많았어요. 부모교육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 발달의 정도
저희 아이는 배밀이를 한달 넘게 지속하고 잡고 서기는 하지만 네발기기를 하지 않아 운동치료를 3개월 정도 받고 네발기기와 걷기를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가 나는 시기도 엄청 늦어서 거의 돌 때쯤 이가 나기 시작했고요. 
이러한 것을 보아 전반적인 발달속도가 느린 편이고 근육의 발달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 아이라 구강근육도 발달이 느리기 때문에 언어발달도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아요. 선생님이 아이의 턱이나 입 주변을 만져보았을 때 굳어있다고 말씀하셨어요.

- 표현언어
아이가 할 수 있는 표현 언어는 '아빠', '크(크롱)', '뽀(뽀로로)', '네(대답하기)', 그 외의 모음 소리 '아', '어', '에', 콧소리 '응' 정도로 파악된다고 말씀하셨어요. '우' 같은 경우는 입술을 모으는 힘이 부족해서 '으'로 발음을 하고 '오'도 입술을 모아야 하는데 잘 안되기 때문에 '어'나 '아'로 소리 내는 거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혼자 노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놀이 상황을 설명하듯 중얼거리면서 노는데 저희 아이의 경우 소리는 내는 것이 거의 없고 다른 사람의 관심이 필요할 때 '어어'라며 손가락으로 표현한다고 하셨어요.

 

선생님과 아이의 라포 형성

 

저희 아이는 새로운 상황에 바로 투입되어 적응하는 것이 어려운 아이라서 치료실 상황도, 처음 본 선생님도 낯설어서 선생님과 라포 형성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눈치도 빨라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이 이루어질 것 같으면 피하려고 하고 안 하려고 하고 그래서 거의 한 달은 울면서 언어치료를 진행했던 것 같아요.

선생님은 친숙한 장난감과 놀이 상황을 만들어 아이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치료실 안에서의 규칙을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말을 해주었어요. 이해력이 좋은 아이라 선생님의 말을 알아듣기는 하지만 받아들이고 행하는 것이 어려워서 안 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더라고요. 울면서 악을 써서 눈가에 핏줄이 터지기도 하고 토하기도 하고,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한다는 것을 처음 배우는 시간이라 더욱 힘든 시간이었어요. 혹시 '트라우마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선생님이 안아주고 칭찬해주고 하면서 안정을 주니 아이도 잘 극복하는 것 같았어요. 

 


처음은 무엇이든 힘든 것 같아요. 아이도 엄마도,,, 아이는 처음으로 자신의 어려움을 맞닥뜨리고 어려움을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을 배우고, 엄마는 아이가 언어치료시간 내내 울면 걱정도 되고 안쓰럽고, 우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도 힘들고, 하지만 이 힘든 마음도 아이를 위해서 견디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도 어느새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더욱 좋은 날을 위해 잠깐의 힘듦은 견딜 수 있지 않을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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