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주변에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30대의 젊은 나이에 외관은 전혀 아픈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데 몇 년간 강직성 척추염 때문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해서 놀랐던 적이 있어요. 예전에는 흔하지 않았던 질병인 것 같은데 지금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흔한 병이 된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에요.
저도 허리에 질환이 있고 그로 인해 디스크가 터져서 평생 관리를 해야하는데 강직성 척추염 또한 관리와 예방을 하면 좋아진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다행인 듯하네요. 그럼 강직성 척추염이 어떤 병인지 알아볼까요?
강직성 척추염(Ankylosing spondylitis)이란 무엇일까?
강직성 척추염이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하여 점차적으로 척추 마디가 굳어지는 만성적인 척추관절병증 중의 하나로 엉치뼈(천골)과 엉덩뼈(장골) 사이에 위치한 엉덩엉치관절(천장관절)에서 염증이 시작됩니다.
진행성 질환으로 여러 척추 관절에 관절염이 생기고 그로 인해 강직감과 관절통이 나타나며 계속 진행될 경우엔 척추를 움직이지 못할 수 도 있습니다.
보통 여성에 비해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나며(최근에는 여성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15~50세 사이에서 시작됩니다. 16세 미만의 나이에 나타나는 강직성 척추염은 연소성 강직성 척추염(juvenile-onset ankylosing spondylitis)라고 하며 성인기에 발병되었을 때보다 고관절의 침범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강직성 척추염을 치료하지 않게 되면 대나무 같은 모양의 척추뼈를 가지게 된다고 하여 'bamboo spine'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강직성 척추염이 진행되는 동안 추간판과 전종인대(척추뼈 몸통과 척추 사이 원반의 앞면을 세로로 연결하는 인대), 황색인대(척추를 결합하는 가로막과 연결되는 인대)의 골화로 인하여 연골의 공간이 줄어들고 가동범위가 줄어들어 대나무처럼 보이게 됩니다.
강직성 척추염이 왜 발병하는 걸까요?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으로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유전적 요소인 'HLA-B27'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혈액검사 결과 백혈구의 항원인 'HLA-B27'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병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가족 중에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있으면서 'HLA-B27'이 있는 경우엔 발병 빈도가 10~30%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일부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게서는 'HLA-B27'이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서도 'HLA-B27'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기에 유전적 요인으로만 확신할 수 는 없습니다. 따라서 유전적 요인외에도 세균 감염, 외상, 과로 등의 환경적 요인의 영향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어떤 증상을 동반할까요?
강직성 척추염의 증상은 주로 허리, 엉덩이, 말초 관절, 발꿈치. 발바닥, 앞가슴뼈의 통증과 이밖에 관절 외의 증상 등으로 나타나며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 증상의 일반적인 특징 >
- 일반적으로 하부요통이 서서히 나타나며 초기에는 좌골신경통과 비슷하지만 대부분의 강직성 척추염은 신경증상을 동반하지 않습니다.
- 초기의 주요 증상은 거의 요통으로 나타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집니다.
- 주로 잠을 자고 난 후 아침에 허리가 뻣뻣하면서 동통과 강직감이 나타납니다.
- 일어나서 활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통증이 약해지거나 사라집니다.
-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할 경우 통증이 심해집니다.
병이 심해지면 통증부위는 허리 위쪽의 척추 상부로 점차 상승하여 흉곽과 어깨관절 부위에도 동통이 생깁니다. 더욱 진행이 될 경우엔 디스크가 사라지고 관절이 굳어 척추의 관절운동이 소실되면서 대부분의 통증은 사라지게 되지만, 척추뼈 사이의 관절이 굳어지고 변형이 되어 상체와 목이 앞으로 굽어지고 목이나 허리의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습니다.
척추 외의 부위에도 통증이 나타나는데 어떤 양상으로 타나는지 알아볼까요?
<통증 부위별 증상>
- 허리통증은 엉덩이의 천장관절염과 함께 가장 특징적인 것으로 염증성 허리통증의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20~40대에 발생하여 서서히 진행되고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며, 아침에 심하고 뻣뻣한 강직이 동반되며 운동 후에는 좋아지나 누워서 쉬어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고 더 아파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렇게 언제 아프고, 쉬면 나아지는 가, 신경증상을 동반하는 가에 따라 허리염좌나 추간판 탈출 등으로 인한 허리 통증과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엉덩이 통증은 천장관절염에 의해 좌우 대칭적인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말초관절통증은 팔다리에 관절염이 나타나는 것으로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겪고 있습니다. 주로 10대의 젊은 사람에게서 팔다리 관절의 증상과 함께 질환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류마티스 관절염과 달리 말초관절의 침범이 대칭적으로 나타나고 무릎이나 발목과절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 발꿈치, 발바닥, 앞가슴뼈의 통증은 인대나 힘줄이 뼈에 붙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골부착염으로 인해 발생하며, 초기에 척추염 증상이 없이 첫 증상으로 나타날 수 도 있습니다.
- 관절 외 증상으로 눈의 포도막에 염증이 생겨 눈이 아프고 시야의 장애가 나타나는 포도막염과 만성 전립성염, 폐 섬유화, 아밀로이드증, 대동맥판막 기능부전증, 심전도장애, 염증성 장질환, 피부 건선 등 다양한 장기를 침범하여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의 진단 및 검사
강직성 척추염의 진단기준(Modified New York Criteria, 1984)
- 염증성 허리통증의 병력
- 요부척추의 전후방 또는 좌우측 운동 제한
- 흉곽팽창의 제한(같은 나이 또는 성별에 비교하여)
- 방사선검사상 분명한 천장골의 염증(대부분 양측)
먼저 염증성 허리통증으로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할 수 있으며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증상입니다. 쇼버검사(Schober's test) 등으로 관절의 운동범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평가할 수 있으며, 관절염, 포도막염, 골부착부병, 건성, 대장염 등이 동반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강직성 척추염의 경우 엉치엉덩관절 부위의 염증이 발생하는데, X-선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초기에 단순 X-선 검사를 통해 발견되지 않을 경우 CT와 MRI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합니다.
유전자 검사(HLA-B27)은 진단이 모호할 경우 진단 시 참고할 수는 있지만 필수적이진 않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을 어떻게 치료하면 좋을까요?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방법으로 크게 1. 약물요법, 2. 운동요법, 3. 수술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약물요법
강직성 척추염을 완치시키는 약물은 아직 발견된 것이 없으나 약물요법과 운동요법을 함께 시행할 경우 치료의 효과가 더욱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꾸준히 치료할 경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에는 인도메타신(indomethachin), 나프록센(naproxen) 등이 있으며 염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여, 통증과 경직감을 호전시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하고 척추의 변형을 막는데 도움이 됩니다. 장기간 복용 시 위장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부작용을 줄인 항염제도 개발되었습니다.
- 항류마티스약제로 설파살라진(sulfasalazine),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등이 있으며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에 반응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 추가적으로 사용합니다. 위장간 부작용을 비롯한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전문가의 감독하에 복용해야 합니다.
- TNF차단제는 기존 약제에 반응이 없는 난치성 강직성 척추염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염증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진인 TNF를 차단하여 효능을 나타내며 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른 관절염의 치료에도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TNF 차단제는 주사를 통해 피부 밑이나 혈관으로 약물을 주입하며, 주사 부위의 부작용, 상기도 감염, 잠복 결핵의 발현과 같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한 후 투여해야 합니다.
2. 운동요법
약물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운동으로 환자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척추 변형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아침에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통증이 완화되는 낮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아프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을 시작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운동은 물론 유산소운동 또한 흉곽을 유연하게 유지하는데 필요하므로 꾸준히 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수영이 권장됩니다.
신체접촉이 있는 과격한 운동은 피하도록 하고, 뻣뻣함으로 인해 운동이 힘들 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여 근육과 관절을 이완시킨 후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수술
강직성 척추염은 전신성 염증질환이기 때문에 수술로 완치할 수는 없으나 척추 또는 다른 관절의 변형이 심하여 생활에 큰 불편이 있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단, 척추수술은 매우 위험하고 합병증이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한 후 진행되어야 합니다.
강직성 척추염의 발병의 원인이 다양하여 예방할 수는 없지만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를 통해 염증이 퍼지는 것을 막고 척추강직과 변형 등을 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듯해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 통증이 있다면,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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