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주저앉아서 못 일어나고 울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다리가 아프다는데 갑자기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근처에 다니던 소아과에 갔더니 소아과 선생님께서는 아이의 걸음걸이를 보시곤 절뚝거리는 모습이 흔히 유아들에게 보이는 고관절염인 것 같다고 조금 더 큰 정형외과에 가서 검사해보는 게 좋겠다고 하셨어요.
정형외과에서는 의사 선생님이 감기에 걸린 적이 없냐고 물으셨는데, 특별히 아팠던 적은 없었다고 하니 초음파 검사를 하자고 했어요. 초음파 검사 결과 고관절에 염증이 제법 큰 범위로 있었고,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이 의심된다고 약을 먹고 최대한 걷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처방을 받았어요. 아이가 움직이지 않으려면 입원하는 게 좋겠다 하셨지만 입원의 힘듦을 알기에😵💫 집에서 최대한 케어하겠다고 하고 일주일 후 다시 진료를 받기로 했죠. 움직이려는 아이와 말리는 엄마의 사투,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유아기에 흔히 나타난다는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어떤 병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게요.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Transient synovitis of the hip)이란?
소아의 고관절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갑작스러운 고관절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좋아지는 질환입니다.
세균성 고관절염과 같이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과 초기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아이가 갑자기 고관절 통증을 호소하거나, 걷지 못하고 주저앉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일과성'이란 잠시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짐을 뜻하고, '고관절'은 엉덩이뼈와 허벅지뼈를 연결하는 관절을 뜻합니다. '활액막염'은 관절을 둘러싸는 막 중에 관절액을 만드는 활액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뜻하여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이란 일시적으로 고관절 활액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합니다.
발생원인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으나 바이러스성으로, 감기나 바이러스성 장염을 앓고 난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 외상이나 중이염, 알러지 반응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하나 관절 자체의 원인균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 저희 아이는 감기 증상이나 중이염, 장염 등의 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한 경우에요. 물리치료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근육 발달이 약한 데다 다리를 W 모양으로 오래 앉아있다 보니 고관절에 무리가 가서 염증이 생긴 것 같다고 하셨어요. W로 앉는 자세가 아이에게 안 좋다는 것을 이때 알았죠.
발생 연령
3~12세의 다양한 연령의 아동에게 발생하며, 평균연령은 4세로 고관절 통증을 보이는 아동의 대부분이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으로 진단될 만큼 흔한 병입니다.
-> 저희 아이는 3세 때 발생했답니다. 이때 이후로 다시 증상이 나타난 적은 없어요.
증상
갑작스런 고관절 통증으로 인해 절뚝거리게 되고 다리를 디딜 때 발생하는 통증으로 인해 걷지 않으려고 하는 증상을 보입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못 걸어요", "아이가 걷지 않고 계속 보채요" 등등
통증 부위는 주로 가랑이와 허벅지 안쪽으로 간혹 무릎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통증 정도는 약한 편이나 간혹 심한 통증을 겪거나 밤에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다리를 벌리거나 벌린 후 안쪽으로 돌리게 되면 통증이 증가하며, 다리를 4자로 하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유발됩니다.
검사 및 진단
고관절 초음파를 통해 고관절 활액막이 붓고 물이차서 관절액이 증가된 것을 볼 수 있으며(초기와 회복기에는 안보일 수도 있어요.) 주사기를 통해 관절액을 채취하여 세균성 관절염과 감별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외 레그깔베 페르테스씨 병, 연소기 류마티스 관절염, 혈청 음성형 관절염 등 다른 질환을 제외함으로써 진단하게 됩니다.
-> 아이가 걷는 모습, 활동하는 모습으로 육안으로 진단한 후, 허벅지와 무릎 부분을 초음파 검사를 해서 고관절 부분에 물이 얼마큼 찼는지 측정하여 염증정도를 파악했어요.
치료법
특별한 치료 없이도 대부분 증상은 보통 3일, 길면 10일 이내에 완화되며, 증상이 심하면 소아의 경우 소염진통제인 이부프로펜을 처방받고, 단기간 견인치료 등으로 실시할 수 있습니다. 약 5% 정도의 재발률을 가지고 있을 만큼 예후가 좋은 편입니다.
-> 물이 찬 정도가 꽤 심한 편이어서 소염진통제를 처방받고 입원을 권유받았으나 입원은 하지 않고, 약을 복용하면서 집에서는 최대한 움직이지 않으면서 지냈어요. 누워있거나 다리를 쭉 펴고 앉아있고, 발을 땅에 딛지 않도록 했어요. 1주일 후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지만 완치가 되지 않아 1주일 더 약을 복용하면서 지냈고 총 2주가 경과된 시점에 초음파 검사를 통해 염증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완치 판정을 받은 뒤 일주일 후 또 다리를 저는 모습이 보여서 병원에 갔는데 다행히 초음파 검사 결과 염증이 보이진 않았어요. 다행이었죠~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는 말이 있는데 만 3세까지는 정말 잔병치레도 많이 하고 관절도 약해서 팔도 빠지고 다리도 쩔뚝거리고 별 일이 다 있는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엄청 큰일 같고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별거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건강하게만 자라 주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인 것 같아요.
2020.12.07 - [건강/질환] - 감기보다 지독한 아데노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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